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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칼럼] 9회 말 2사부터가 진짜 출근? : 야구로 배우는 위기 관리 처세술

by siestaplan 2026. 1. 27.

[Editor's Note] 야구와 직장 생활은 참 닮았습니다. 아침 9시(1회 초)에 당당하게 출근해도, 예상치 못한 업무의 파고를 넘다 보면 어느덧 퇴근 직전인 6시(9회 말)에 다다르죠. 특히 마감 기한이 코앞인데 터지는 클레임은 2사 만루 상황의 구원 투수가 느끼는 압박감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은 야구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시대 직장인들이 마운드 위에서 배워야 할 '위기 극복의 기술'을 탐구해 봅니다.


어린아이가 작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돌탑을 쌓고 있는 찰나를 포착한 사진. 아이의 발과 주변의 흩어진 돌들이 배경으로 보이며 집중과 정성이 느껴짐.

 


1. 구원 투수의 마인드셋: "이미 벌어진 실점은 잊어라"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내 실수가 아닌, 앞선 담당자나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벌어진 사고를 수습해야 할 때입니다. 야구로 치면 '무사 만루' 상황에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구원 투수와 같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왜 상황이 이 지경이 됐지?"라는 원망입니다. 뛰어난 구원 투수는 전임 투수가 내보낸 주자를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지금 마주한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합니다. 이미 벌어진 '실점 가능성'을 상수로 두고, 내가 막을 수 있는 '다음 실점'을 변수로 만드는 능력이 바로 프로의 자질입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젝트가 엉망이 된 상태로 나에게 넘어왔을 때, 과거를 탓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현재 가동 가능한 자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9회 말 2사 만루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가 경기를 결정짓듯, 위기 상황에서의 업무 처리는 정교함이 생명입니다. 이때 필요한 처세술은 '심리적 격리'입니다. 외부의 소음(상사의 질책, 동료의 시선)을 차단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데이터 정리, 보고서 수정)에만 몰입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이처럼 스포츠의 위기 관리 기법을 직무 역량과 연결한 실용적 콘텐츠에 높은 점수를 부여합니다. 마운드 위에서 심호흡을 하며 포수의 미트만 바라보는 투수처럼, 우리도 업무의 본질만 바라볼 때 비로소 위기 탈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2. 포커페이스의 경제학: 위기일수록 '표정'이 전략이다

강속구 투수들이 위기 상황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타자에게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들키는 것입니다. 투수가 당황하여 표정이 일그러지거나 투구 템포가 빨라지면, 노련한 타자는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합니다. 직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클레임이나 상사의 압박 면접 같은 상황에서 '표정 관리'는 고도의 전략적 자산이 됩니다. 내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가 아는 순간, 주도권은 넘어갑니다. 야구에서 투수가 아무리 힘들어도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마운드에 서 있는 이유는 그것이 팀원들에게는 '안도감'을, 상대에게는 '위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직장 내에서의 '포커페이스'는 단순히 감정을 숨기는 것을 넘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행위입니다. 회의 도중 공격적인 질문이 들어왔을 때, 잠시 2초간 멈추고 미소를 지으며 답변을 시작하는 것은 야구 투수가 로진백을 만지며 템포를 조절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찰나의 여유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 사람은 대안이 있구나"라는 착각 혹은 확신을 갖게 만듭니다. 사회 심리학적으로 이러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전문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9회 말 2사의 긴박함 속에서도 침착하게 사인을 주고받는 배터리처럼, 우리도 업무의 위기 속에서 나만의 '템포'를 유지할 때 주변의 신뢰를 얻고 승부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3.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역전 홈런을 부르는 '루틴'의 힘

야구의 명언 중 가장 사랑받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직장인들에게는 희망이자 동시에 독려의 메시지입니다. 9회 말 2사 이후에도 승부가 뒤집히는 이유는, 포기하지 않는 타자가 자신의 '루틴'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역전의 기회는 화려한 기술보다 꾸준한 기본기에서 옵니다. 프로젝트 마감 10분 전, 모두가 포기하고 발을 뺄 때 마지막으로 오타 하나를 더 확인하고 데이터의 일관성을 체크하는 그 '지루한 반복'이 결국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역전 홈런이 됩니다.

 

야구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장갑을 고쳐 끼고 배트를 휘두르는 일정한 동작(Routine)을 반복하듯, 직장인에게도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찾아줄 자신만의 루틴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바탕화면을 정리하는 단순한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루틴은 뇌에 "지금은 평소와 다름없는 업무 시간이다"라는 신호를 보내 인지 부하를 줄여줍니다. 자기계발과 습관 형성이라는 테마를 야구와 결합한 이 분석은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삶의 팁을 제공합니다. 9회 말 2사, 모두가 퇴근을 꿈꿀 때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는 사람만이 짜릿한 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야구는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승리는 운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은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